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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도 자체 설날을(...) 즐기고 나니 한 주가 그냥 지나버렸다. 죄책감.. 조금만 느끼고 맛있는 걸 먹으며 기분 전환을 합시다.
많은 경험을 해보지는 못했지만 독일 집에는 웬만하면 오븐이 디폴트로 설치되는 듯하다. 내가 방문해 본+살아본 집+살아본 대학기숙사에는 전부 오븐이 있었다. 한국에서 살면서 대학 입학과 함께 본가를 나온 이후로 기숙사, 자취, 하숙을 전전하던 나는 오븐을 경험할 일이 없었는데, 여기 와서 신세계를 맞이하였다. 가스렌지도, 전자렌지도 할 수 없으나 오븐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었던 것이다!!
내가 가장 오븐을 자주 쓰는 건 빵 구울 때. 반죽부터 빵을 굽는다는 건 아니고, 이미 만들어진 빵을 토스트한다는 의미다. 물론 여러 다른 기기를 사용하여 빵을 구울 수 있지만 단 10분 안에!! 빵이 골고루 바삭해지며 살아나는 기적을 맛볼 수 있다. 그 다음으로 시도해 본 것이 오늘의 주제인 닭다리 구이이다. 단백질+야채 조합의 식사를 지향하는 나에게 닭다리+야채 구이는 마음에 아니 들 수 없는 조합이라는 생각이 어느날 퍼뜩 들었다.
마트에 가니까 닭다리가 크게 2종류 있었다. 내가 구입한 허벅다리(Schenkel)와, 허벅지쪽 살이 없고 다리만 있는 드럼스틱. 나는 허벅지쪽 살을 좋아하는 편이라 허벅다리를 구입했다.
우유에 재우면 잡내가 빠진다는 (인터넷의) 정보를 보고 몇시간 재워뒀다. 이 과정은 생략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은데, 내가 산 닭이 어떨지 몰라서 난 그냥 함. 그리고 나서 닭을 물로 좀 씻고 소금 후추 간을 해줬다. 포인트는 '충분히' 간 할 것. 사실 이 요리를 2번 했는데, 첨에 약간 부족했던 요인이 간 부족이었다. 소고기 할 때처럼 했다가 싱거웠음... 닭고기는 간을 꽤 적극적으로 해야한다고 한다. 그리고 올리브유도 넉넉히 둘렀다. 이렇게 간+마리네이드를 한 후에 야채를 썰고 준비하면서 약간 방치했다가 200도로 예열한 오븐에 넣었음.
닭고기를 20분 정도 굽는 동안 야채를 준비한다. 나는 야채매니아니까 이것저것 욕심을 부려 준비했다. 마늘, 양파, 브뤼셀 스프라우트, 가지, 버섯 정도를 썰어놓고, 소금 후추 간+올리브유를 둘러 마리네이드 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올리브유를 충분히!!!!!!' 첫 시도에 올리브유를 잘 안둘렀더니 야채가 타거나.. 뭔가 잘 익지 않았다ㅠㅠ 특히 가지는 기름을 엄청 흡수한다. 그래도 기름을 아끼지 말고 충분히 둘러주세요..
캬 20분이 지나면 이렇게 노릇노릇 익음. 여기서 닭다리를 한 번 뒤집어 주고, 야채를 넣고 15분을 더 익힌다.
아 그리고 저 호일판(?)은 따로 구입한 건 아니고, 마트에서 4개들입 크로와상을 샀는데 그 크로와상이 놓여있던(?) 판이다. 저 판이 일부러 호일로 되어 있는 거였는데, 그 상품설명에 저 판 통째로 오븐에 넣고 몇분만 구우세요! 그럼 빵이 살아납니다! 이런 식이었던 듯하다. 나는 여기 오래 있을 게 아니라서 아직 호일을 구입하지 않았는데, 덕분에 저 통?판?을 유용하게 써먹었다.
이렇게 완성!!!! 스테이크 소스+페스토랑 곁들여봤는데, 페스토는ㄴㄴㄴㄴㄴㄴㄴ입니다. 닭고기라 그런지 화이트와인과 아주 잘 어울렸다.
시간이 좀 걸리기는 하는데 조리 방법은 별로 어렵지 않아서, 첨 시도해 볼 오븐 요리로 추천합니다!! 적은 노력으로 기분 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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