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간단하게 잘 먹기 3탄 - 간단 파스타
요즘 베를린은 좋은 날씨가 이어지는 나날이다. 겨울에 해가 없어서 우울우물에 빠진다고들 하는데, 나는 그 함정을 피해갈 수 있을지도?
3탄은 파스타이다. 사실 파스타야말로 자기 취향에 따라 얼마든지 간단하게 할 수도 있고 얼마든지 복잡하게 할 수도 있는 음식일 것. 가장 간단한 파스타는 면+소스만 더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파스타면+페스토, 파스타면+올리브오일, 파스타면+토마토소스(기타 시판 소스)만 해도 파스타는 완성된다. 우선 초심자인 나는 간단-복잡의 그 중간의 어디쯤에서 '간단'에 좀더 가까운 파스타를 만들어보았다.
1. 토마토 베이스
* 내가 준비한 재료: 파스타면, 시판 토마토소스, 올리브 오일 / 양파, 햄버거용 소고기, 올리브
슬래쉬/를 기준으로 앞의 재료는 파스타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최소한의 재료라 하겠고, 뒤의 재료는 내가 추가한 것이다. 이렇게 두세가지만 더 추가해도 맛을 개선할 수 있다.
1) 먼저 파스타를 물에 올려놓고 다른 부재료를 준비한다. 내가 산 건 숏파스타인데, 숏파스타는 보통 8-9분 이상 끓여야해서 특히나 시간이 더 걸린다.
2) 내가 생각한 나름의 치트키가 '햄버거용 소고기'인데, 이 고기는 갈아서 햄버거용 패티로 쓰게 모양을 만들어둔 것이다. 내가 산 고기는 간도 이미 되어 있어서, 사진처럼 조금씩 떼어 동그랗게 만드니까 미트볼처럼 되었다. 300g 정도를 사서 1/3을 쓴 게 사진의 고기(그냥 간 고기만 따로 포장해서 팔기도 했는데, 그건 500g정도 되서 양이 많았다.)
양파는 잘게 썰어서 준비하면 된다.
3) 파스타 조리 시간이 반 정도 지났을 때 양파를 볶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고기를 넣었음. 빨간색이 거의 안보일 때까지 익혔다.
4) 면이 다 익었으면 3)에 면을 투척하고 토마토소스도 적당량 투척한다. 생각보다 면이 많아서 놀랐던 기억;;(하지만 금방 다 먹었음) 소스 맛이 재료에 밸 때까지 볶았다.
5) 완성!!! 나는 냉장고에 갈아서 파는 에멘탈 치즈와 올리브가 있어서 더했다.
저렇게 한 번 식사를 한 후, 당연히 위에 산 재료들이 남았기 때문에 '파스타를 한 번 더 먹어야지!' 생각했는데 토마토소스 말고 다른 식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아래의 내맘대로식 크림 베이스 소스를 만들어 보았다. 물론 정식(?) 크림 소스는 아니고 야매이다.
2. 유사-크림 베이스
* 내가 준비한 재료: 파스타면, 올리브 오일 / 양파, 햄버거용 소고기, 치즈(고다,에멘탈), 우유
위의 파스타와 재료가 거의 비슷한데, 소스를 위한 재료가 바뀌었다. 아마 크림 베이스를 제대로 하려면 버터가 필요할텐데, 버터를 추가하면 칼로리도 높아질 거고(괜한 걱정) 그냥 집에 있는 걸로 한 번 해보자 싶어서 우유랑 치즈만 가지고 만들어보기로 했다.
1) 역시 파스타를 물에 올려놓고 다른 부재료를 준비했다. 양파를 역시 찹chop했고, 사진에 보면 알겠지만 귀찮아서 고기는 그냥 대충 찢었다... 고다 치즈도 찢어뒀음.
2) 통상적인(?) 방법대로면 파스타면을 삶고 다른 재료들은 기름에 볶아야 하는데, 귀찮았다... 팬에 볶으면 설거지거리가 늘어난다... 그래서 설거지거리를 최소화하고자 고기와 양파를 면수에 같이 넣고 삶았다. 결론적으로 맛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음이다. 대신 재료를 넣는 시간만 잘 고려하면 될 것 같다. 양파나 고기는 금방 익기 때문에 파스타면이 충분히 익었을 때 넣어서 2-3분만 끓여도 다 익는다. 물 버릴때도 요령껏 하니까 양파 몇 점 떨어진 것 빼고는 문제가 없었다.
3) 물을 뺀 후에 우유를 넣고, 치즈도 충분히 넣고, 소금 후추 간을 해준 후에 끓였다. 중간중간 맛을 보면서 졸아들 때까지 끓였다. 크림 소스에 원래 들어가는 재료를 다 안넣어서 맛이 없으면 어떨지 걱정을 했는데, 졸아드니까 고소하고 맛있었다! 오히려 담백한 맛이 나에게는 잘 맞았다. 다이어트 하시는 분들도 이 정도로 만든 유사-크림 파스타는 괜찮지 않을까? 참고로 내가 산 우유는 보통/약간 진한 우유에 속하는데, 저지방우유 같은 걸로 만들면 맛이 좀 비어있지 않을까 싶다.
4) 저렇게 치즈도 약간 응고가 되면서 완성! 화이트와인이랑 먹었더니 꿀맛이었다...
이렇게 나의 야매 간단 파스타 요리가 완성이 되었다. 저 햄버거용 고기는 나중에도 유용하게 쓰였으니 다음에 또 등장할 일이 있을 것이다. 어쨌든 이건 간단하게 만드는 파스타 레시피이고, 다음에는 재료를 더 갖추어서 복잡 존맛 파스타를 만들어보고 싶음!